성공적인 인생 만들기3

유우머에 대하여

김지우 (시인. 드림·웰심리상담센터 원장)

1980년대 중반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당시 미국의 대통령이었던 로날드 레이건이 한 청년이 쏜 총에 맞았다.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미국의 현직 대통령이 피격 당한 점에서 전 세계에 적지 않은 파문을 불러일으킨 사건이었다.

그런데 정작 레이건 자신은 총에 맞은 직후 병원으로 실려가면서 부인에게 ‘여보, 내가 살짝 피하는 걸 깜빡 잊었어’라고 했다고 한다. 그 말이 와전된 건지 사실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어쨌든 그런 상황에서 그렇게 여유로운 유우머를 구사할 수 있었다면 가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떤 상황에서도 유우머를 잃지 않는 태도, 그것은 그야말로 인생을 살아가는 데 중요한 힘의 원천이 될 수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지혜로운 민족으로 불리는 유태인들은 유우머의 힘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임에 틀림없다. 그들은 독일의 히틀러가 유태인 말살정책을 획책할 때 최후의 순간까지 유우머를 잃지 않은 덕에 자신들의 정체성을 보존할 수 있었다고 전한다.

아우슈비츠에서의 독가스로 인해 대량의 인명이 살상 당할 때도 그들은 유우머로써 희망의 가능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그렇게 유우머를 잃지 않음으로써 그들은 끝내 살아 남았고, 수 천 년 동안 잃고 살았던 그들의 나라도 되찾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유우머스럽게 사는 법을 터득하면 인생의 절반은 이미 성공했다고 강조해서 말하고 싶다.

유우머스럽게 사는 사람에게는 삶 자체가 즐거움이며 목적이다. 이 말은 우리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일을 성취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인 것임을 뜻한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어떤 일을 성취하는 것은 인생의 일부분이며 수단일 뿐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다.

그렇다. 인간은 그 자체가 목적이 듯 인생도 그 자체가 목적이어야 한다. 그럴 때 인생이 즐거워 지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지혜롭게 삶을 살아가는 방법이기도 하다.

물론 세상을 살다 보면 뜻하지 않는 역경이 닥쳐 올 때도 있다. 그럴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거나 실의에 잠기게 된다. 하지만 그것은 문제 해결에 결코 도움이 되지 못 한다. 오히려 상황만 악화시킬 따름이다.

그럴 때일수록 냉철하게 판단하고 한 걸음 물러서서 유우머스럽게 대처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앞에서도 얘기했듯이 유태인들은 최악의 상황에서도 유우머를 잃지 않았고 그 덕분에 그 어려운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해 낼 수 있었다. 유우머는 마음의 여유를 가져다 주고 그로 인해 상황 판단이 훨씬 용이해 지는 것이다.

풍자와 해학은 우리 민족의 전통이었다. 그러나 그 속에는 냉소와 비웃음이 가득했다. 그것은 신분 계층 간의 위화감으로 인한 한(恨) 때문이다. 핍박받는 서민들의 입장에서는 그런 식으로라도 양반들에 대한 반감을 해소시키고 싶었으리라.

그리고 그 후 이 땅에 민주 정부가 수립되고 난 뒤에도 군사 정권이 등장하면서 오랫동안 권력층의 압제에 시달려 온 우리 민족은 그런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 했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시대도 많이 변했고 사회 구조도 크게 달라진 만큼 이제는 유우머의 질도 높아져야 한다. 스스로도 즐겁고 남도 즐거울 수 있는 유우머를 개발하는 것이 지금의 과제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지혜로운 삶을 위해서는 유우머를 잃지 말고 항상 즐거움을 발견하도록 노력하는 자세를 견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유우머스럽게 사는 법을 터득하면 인생의 절반은 성공했다고 믿어도 좋다.